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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시기 음악은 재미있어할 뿐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차이콥스키를 위시한 고전형 곡들이 살짝 물릴 즈음 늦겨울에나 들어왔는데, 지휘자와 협연자인 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이 궁금하기도 하고, 티켓값 대비 좋은 자리가 있어서 예매했었다. 금요일 저녁, 양치기 소년 복장이라도 하고 가야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근래엔 73년 장 마르티농 것을 잘 들었다. 그나저나 옛날엔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이라고 했었는데, 아마 일본어 중역했던 거겠지? 마음 같아선 음악이 그려주는 이미지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으나, 첫 곡은 시간도 짧고 리오넬 브랑기에가 2부에서 어떨지 기대하게 된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이날 곡 중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조슈아 벨 88년 것(뒤..
갈까 말까 하다가 예매 가능한 때를 막상 넘기고 나니 더 가고 싶어지는 이런 사람 마음. 다행히 당일에 양도한다는 분을 찾아서, 다녀올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빈자리가 많았다. 서울시향과 오늘의 지휘자 도밍고 힌도얀 그리고 바이올린 협연 김수연이 보이고.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무난히 시작되고, 김수연 역시 요아힘 것으로 카덴차를 할 땐 다른 주변시는 모두 사라지고 시선을 오롯이 잡아끄는 마력이 있었다. 특별한 과시욕도 안 보이고, 어디서 삐끗할까 하는 불안감이 들지도 않으니까, 편안히 믿고 감상할 수 있는 연주. 별 실수나 큰 기복 없이 곡 전 악장 끝까지 수려했다. 그런데 2악장과 3악장까지 흘러가면서 전체 연주에 혹시 나만의 느낌일까? 잘 흘러가긴 했는데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는 듯 뭔지 모를 아쉬..
[예매 전쟁]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2시 공연을 바로 전날 예매 성공하여 다녀왔다. 원래 8시만 있었는데 조기 매진 사례로 2시 공연이 추가된 거라 8시 분들은 열성이 아주 대단한 분들일 거라, 또 월요일에 직장에 가보니 다음날 빠져나오지 못할 거 같은 사람들이 취소할 것을 예상하고, 그래서 2시 직접 예매를 노리고 있었던 전략 성공에 뿌듯했다. 대학 시절 수강신청하던 때가 떠올랐다. 클릭의 세계는 냉정하다. 인터넷으로 양도하는 거는 굳이 모르는 내게 줄 것 같지 않아서 애초에 노리질 않았다. 아 그리고 2시 공연에만 두 협주곡이 다 있어서 메인인 8시 프로그램과 다르더라도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한국인 조성진도 물론 궁금하지만, 프레쉬한 입상자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
리카르도 무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마음 같아선 이틀 다 가고 싶지만 좀 비싸야지. 보통은 이 CSO 라이브를 찾아가는 이유라면 단연 파워풀한 금관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자 함이 주목적이었을 텐데, 이를 위해서라면 사실 이튿날 프로그램이 조금은 더 적합해 보였다. 첫날 프로그램은 그보단 현재의 무티 CSO 조합 라이브는 어떤가 보여주는 바로미터 격으로, 이튿날은 그런 가운데 어떤 특성을 드러내기 좋은 선곡으로도 보였다. 그래서 초중급 감상자는 첫날, 중고급 감상자는 이튿날이 적당해 보였는데, 나는 첫날로 예매했다.첫날 각각 '운명','거인'으로도 불리는 두 교향곡 베토벤 5번과 말러 1번은 보기에 따라 자살방지 시리즈일 수도 있다. 또 베토벤 5번은 시대적인, 말러 1번은 계절적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