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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 본문

공연

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

Johnny_C 2016. 3. 14. 01:45

인상주의 시기 음악은 재미있어할 뿐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차이콥스키를 위시한 고전형 곡들이 살짝 물릴 즈음 늦겨울에나 들어왔는데, 지휘자와 협연자인 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이 궁금하기도 하고, 티켓값 대비 좋은 자리가 있어서 예매했었다. 금요일 저녁, 양치기 소년 복장이라도 하고 가야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근래엔 73년 장 마르티농 것을 잘 들었다. 그나저나 옛날엔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이라고 했었는데, 아마 일본어 중역했던 거겠지? 마음 같아선 음악이 그려주는 이미지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으나, 첫 곡은 시간도 짧고 리오넬 브랑기에가 2부에서 어떨지 기대하게 된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이날 곡 중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조슈아 벨 88년 것(뒤투아-몽레알)을 그냥 기준 삼아 잘 듣는다. 그런데 사실 이 날 클라라 주미 강이 궁금해서 간 게 가장 컸다. 처음 봤는데, 전에는 못 봤다기보단 안 본 거였다. 스타성이 있는 건 맞는 거 같은데, 너무 자주 오르내리는 거 아닌가 괜한 거부감이 있었고, 외모와 언행에서 유추한 음악이 내 취향이 아닌 칼날 같을 거란 짐작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바이올린 비르투오조라면 그 누구보다 그런 면이 적잖이 필요한 것도 맞고, 어디 직접 한번 보자, 오로지 음악으로만. 그래서 좋다 싫다 없이 중립으로 감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 짐작은 틀렸다고 느꼈다. 별로 날 서 있는 느낌이 강하지 않아 좋았다. 적당히 부드러운 아름다운 스타일은 괜찮았는데 다만, 중간중간 튜닝 안 된 건 아닌데 잘못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바이올린 악기를 잘 모르겠는데 거슬리는 현상이 있어 아쉬웠다. 앙코르는 바흐 소나타를 해줬다.


2부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음반은 2번들만 있어서 전곡을 쭉 듣는단 것만으로도 기대됐다. 리오넬 브랑기에 지휘가 마음에 들었다. 너무 열심히만 한다고도 할 수 없고, 딱 적당한 느낌이었다. 서울시향은 놀라웠다. 기대 이상이었다. 오래전이긴 해도 전에 지휘봉을 프랑스에서 옮겨와 잡았던 정명훈 선생님 영향인가? 어느 파트도 흠 잡을 데 없이 자신감 넘치고 열성적인 아주 멋진 연주였다. 서울시향에 대해선 마음 비우고 있었는데 얼마 전 도밍고 힌도얀 때와 딴판이라 놀랐다. 계속 이런 모습이기만 하면 마냥 좋기만 할 텐데. 단원분들이 계속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리오넬 브랑기에도 앞으로 기대되고, 곡 끝나기 전에 미리 박수 나오는 일도 내내 없었고, 대체로 만족스러운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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