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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좋아하고 친숙한 명곡들인데 부천필이 아직 저평가라 그런지 티켓이 기가 차도록 저렴해서, 언제 또 이 값에 1층 첫 줄에 앉아볼 기회가 오겠는가 싶었다. 그것도 국내 최고의 예당 콘서트홀. 목요일은 하루 종일 폭우가 쏟아진 드문 날씨였지만, 음악회 전엔 바로 뒤 서예 박물관에도 들러 '최치원 풍류탄생' 전을 관람했다. (사진은 입구에서) 현대곡은 인상만 느끼면 되는 걸로만 막연히 알 뿐인데, 세계 초연이라는 이 곡은 뭔지는 몰라도 그냥 흘렀다. 강약의 폭이 크면서 매끄럽게 연결된 거대한 한 흐름이었다. 만조와 간조를 지켜보며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낸 느낌이었다. 긴 곡은 아니었다. 워밍업으로 띄우기 좋은 짧은 길이였다. 그나저나 이 곡뿐 아니라 이날 내내 첼로가 비올라 뒤쪽에 배치된 게 특이했다...
지난 겨울 유니버설발레단 30주년 스페셜 갈라 무대 이래 다음에 볼 작품으로 이번 (캐스팅)을 기다렸다. 갈라 때 이 사람 저 사람 다 조금씩 맛을 봤던 탓에 특색이나 사연도 알아버려서, 누구 하나 안 궁금한 사람이 없으니 날짜 회차 고르기가 점점 행복한 고민이 되어가는 와중에, 마침 갈라 때 못 봐서 아쉬웠던 김나은이 있었다. 갈라 때문에 초대됐던 걸로 알았던 이고르 콜브 마린스키 수석은 아예 말뚝 박는 건지 몰라도 언젠가 갑자기 못 볼지도 모른다. 문훈숙 단장님의 10분간 해설 후 막이 올랐는데, 달랑 줄거리만 알던 상태에서 나중에 보다 보니 시작 전 설명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 위에 LED로도 특정 장면에서 간단한 대화는 보여줬는데, 어차피 상대적으로 고수 관객은 ..
연말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으로 발레 공연장 가길 시작한 직후 '유니버설발레단 30주년 스페셜 갈라'가 준비 중인 걸 알게 됐다. 홈 극장인 유니버설아트센터가 아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금토일 단 사흘간, 유니버설발레단의 정상급 무용수들은 물론이고 국내에선 보기 어려운 유명 외국 발레단 수석도 여럿 초청한, 무려 십수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뽑아 추린 총 150분짜리 초대형 기획이었다. 그동안 유니버설발레단의 성장 발전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이렇게 앉은 한 자리에서 많은 걸 한꺼번에 향유할 수 있게 마치 선물처럼 기획했던 공연이었겠지만, 난 성장 발전에 거의 도움이 되진 않았음에도 누가, 또 무슨 작품이 어떤지 초보로서 간은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 여겨 1월 초에 조기 예매했다. 그리..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할 때쯤 됐는데, 날씨가 추워지며 자연스레 차이콥스키를 듣는 때가 많아지고 있었고, 듣기만 하던 발레를 문득 직접 보고 싶어졌다. 발레는 오페라처럼 성악이 있지도 않으니 상대적으로 감상도 편히 할 수 있었을 텐데, 인제야 화면 아닌 현장에서 발레를 보기로 했던 게 11월. 차이콥스키의 발레 중에서도 은 조각조각만 감상하더라도 무리 없을, 상대적으로 쉬운 작품 같다. 그래서 을 어디서 하나 찾아봤는데, 때가 때였는지라 서울에 홈 극장을 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둘 다 이걸 예정하고 있었다. 국립발레단은 예술의전당이고 유니버설발레단은 유니버설아트센터. 그런데 알고 보니 아, 옛날 리틀엔젤스 거기구나, 선화예중고랑 같이 있는. 거기가 거긴 줄 이번에 알았다. 이미 행복에 젖어 정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