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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g™
보고도 왜 봤다고 말을 못 해?! 이 말부터 떠올랐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근무자들에게 벌어졌던 실화. 각색한 부분이 얼마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복잡한 구성이 아니라서 그냥 거의 그대로 담담히 풀어낸 것 같던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별 치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잔잔한 힘이 느껴졌다. 우는 여자들이 꽤 있었다. 나는 삼성이 망하거나 막대한 손해를 보기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다. 또 역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갔던 사람들도 이번 영화를 계기로 각성 좀 조직적으로 하면 좋겠다. 삼성은 새 사업거리는 못 찾고 자꾸 직원들에 과도한 위기의식 주입에 매달리는 것만 같다. 일류가 아닌 초일류를 추구하는 삼성이, 장기가 아닌 초장기 존속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했던 그런, 틀어막기 방식은 더 이상은 안 된..
어제 봤는데 줄거리 상 마무리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저런 게 진짜 사랑이겠구나.' 하는 느낌은 바로 알았다. 아니, 어쩌면 끝나기 전에 이미 그렇게 알았던 건지도 모른다. 마치 서서히 자연스럽게 서로 물들어간 영화 자체 내용처럼 나 또한 영화의 느낌에 그렇게 서서히 잠식됐다. 꼬띠아르가 할리우드 영화로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원래 프랑스 배우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프랑스 영화다. 프랑스 배우에, 자막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프랑스어에, 프랑스 배경. 시작부터 남주와 아들이 거지꼴로 고철타고 남프랑스로 내려가는데 왜 남 이야기 같지가 않은지. 학생 때 배낭여행 중 한번은 검표 타이밍에 잠깐 TGV 모유수유실에 숨어 그곳의 복지와 상반된 위생 상태를 동시에 바라봤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영화..
대종상과 달리 상을 고루 나눠준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 의 정지영 감독 수상 소감 중 이 영화를 말씀하셨다. 숙대와 서울역 그 사이에 대체 갈 곳이 뭐가 있나, 그냥 기차나 지나다니는 동네지. 그런 동네에 대공분실이었던 곳이 있다. 고 김근태, 딱 그분 영화인데 영화 시작부터 그분을 연상시키는 것은 전혀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분 얘긴 줄 알게 된다. 세계대전 때 독일이나 일본 같은 제국주의 아래 다른 민족 다룬 얘기가 아니라, 지금 이 나라 같은 도시 같은 학교를 나온 사람들 사이에 불과 20~30년 전 얘기다. 나도 살아있을 때 얘기. 어릴 적 두 눈으로 본 최루탄과 화염병에 시끄러운 소리와 매캐함의 기억은 비록 어렸지만 생생하다. 내가 단지 어린애였던 덕분에 엄마 손잡고 두 발로 걸..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 영화를 추천받았다. 그것도 추천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랬으니 궁금했다. 극장과 타이밍을 노리다가 인제야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사람을 찾으려는 방법으로 앨범 판권 돈의 흐름을 추적한다. 죽었대도 계속 쫓는다. 지구 반대편에서 판권 수익금을 받는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그는 발끈하며 되묻는다. 돈의 흐름을 좇는지 그 사람을 좇는지를. 정신 차리고 인터넷으로 다시 '사람'을 찾는다. 찾았는데 살아있단다. 참 극적으로 꾸몄다. 처음엔 시치미 떼고, 마치 죽은 사람 흔적 찾는 듯하더니 이게 뭐람. 다큐인데 반전이라니.ㅋ 아무도 몰라줘도 내가 만족하면 됐다, 또는 언제 어디에선가 알아주는 데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것에 아마 희망을 주는 감동의 핵심이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