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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 복위를 기다리며 본문

영화

다이애나 - 복위를 기다리며

Johnny_C 2014. 3. 12. 22:02

오, 처음엔 진짜 똑같아 보였는데, 영화 계속 보다 보니 나오미 왓츠의 모습이 좀 보이긴 했다. 제시카 채스테인이 했다면 강인한 면이 강조되며 의사와 마지막 공원에서 폭발이 돋보이게끔 흐름을 그려냈을 거란 짐작은 한다만, 나오미 왓츠의 밝은 '품'에 장면 속속들이 살가움은 아마 덜 했을 거다. 또 나이 때문에도 다이애나 말씨를 거의 새로 연구하다시피 해야 했을 미국 여우 제시카보단 원래 영국, 호주, 미국 등 자유자재로 발음을 놀리는 여우 나오미가 특정 개인 말투를 더 깊이 체화하기 쉽지 않나 싶다. 석연찮았던 죽음 때문인진 몰라도 그 누구도 대신할 순 없는 다이애나. 어차피 누가 했어도 성에 차지 않았을 거다. 현재 케이트 공주가 밝고 예쁘긴 하지만, 또 세기의 공주로 그레이스 켈리도 있었지만, 다이애나에겐 그만의 아우라가 있었다. 공주를 넘어 진정한 퀸 감이었는데. 나에게만 그렇겠느냐마는.

그 의사가 진실한 사랑이었음으로 끌어간 줄거리다. 언제나 그렇듯 어디까지 사실인진 모른다. 난 그가 진짜 마음의 짝이었다는 것만 사실로 삼고 나머지는 다 영화적 구성이었다고 진실의 폭을 다소 좁게 두고 싶은데, 정말 마음으로 서로 아꼈을 그 남자가 이 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다이애나를 팔진 않았을 것 같아서다.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싶은 심정으로. 바로 그런 사람이어서 생전에도 다이애나가 끌렸던 것 같으니까.

파키스탄이든 이집트든 이슬람 국가 출신들이라 누구와든 후에 재혼했다면 크리스천과 무슬림의 결합이 되어 그 소식만으로도 세계 화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건 너무나도 뻔했다. 그래서 대결하고, 전쟁하고, 무기를 팔아야 하는 힘 많은 세력의 공작에 당했다고 본다. 씁쓸한 건 아직도 진짜 사랑이 누구였느냐느니, 등등 괜한 미련. 이젠 버렸으면 좋겠다. 그냥 그들만의 마음속에만 놔두면 안 될까? 윌리엄이 어서 즉위해 대비마마로 복위시키는 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

몇 상황엔 은근히 어울리게 나왔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만이 또 귓가에 남았다. 듣기에 따라서 기쁘기도 우울하기도 한 곡인데 그런 곡은 다른 곡도 많으니 그렇다 치고, 이 곡은 잘 때 들으라고 썼다는 얘기가 있는데 다이애나가 부디 편히 잠들어 있길 바라는 마음과, 또 다이애나가 첫 '아리아'라면 그게 끝났어도 뒤에 수많은 변주가 따라오는 것처럼 대대손손 다이애나와 맞는, 케이트를 시작으로 앞으로 변주들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그것이 골드베르크 변주곡 선곡의 의미였길. 그리고 영국 왕실이니 헨델 음악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렇지 않고 대신 바흐 음악을 주재료 삼은 것도 돌아보면 마음에 드는 게, 다이애나는 영국만이 아닌, 우리 인류를 사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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