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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 - Closed Circuit 본문

영화

프라이버시 - Closed Circuit

Johnny_C 2014. 3. 22. 23:44

너무나도 현실적인, 대단한 영웅의 활약 같은 전형적인 할리우드식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와 닿는 면이 있던 런던 배경과 내용이 잘 어울린 영화였다.

Borough market 간판이 첫 장면이었다. 거기에 폭발이 일어나며 시작되는데 옆에 못 보던 고층 건물, 나중에 찾아보니 실존 신축이었다. 다음에 런던 가면 가보고 싶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그 건물을 테러해 자연스럽게 홍보하며 영화를 시작할 수도 있었는데 왜 굳이 시장이었을까? 거긴 다양한 식자재를 파는 시장이라, 다른 것 같아도 하나로 모일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비슷하다는 암시로 시작한 것 같다. 아마 영웅 영화였다면 시장이 아닌 그 건물을 부수면서 시작했을 거다. 그 밖에도 올드 베일리나, 작정하고 가서 찍은 웸블리나 배터시 등 도심 핵심 명소들이 아니면서도 너무 외곽도 아닌 곳들로만, 그러면서도 시내 곳곳을 종횡무진으로 보여주는 장소들이 딱히 상 하류층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 정도의 런던 시민이 다닐 만한 곳들로 이런 배경이 주제를 더 강조해준 것 같다. 특별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세금으로 벌어진 국가의 실수 또는 무능 그리고 그래서 벌어지는 일들, 당장 모든 걸 알고 이 더러운 세상에서 맞서는 사람은 나 또는 주변 일부밖에 없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런데 상대가 힘을 한창 주고 있을 때야 힘으로 맞서 봤자 이길 순 없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현실적 차선책으로 그 가족들을 지켜주고 자신의 사랑도 이어갈 수 있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는데, 최선으로 끝내지 못한 나머지 부족분은 다른 사람들이 또 이어감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비로소 자신의 행복을 다시 즐기기 시작한 강변의 주인공 둘 너머로, 원죄를 씻을 수 없는 자들에 대해 이제 주인공 아닌 다른 이들이 목청을 높이는 마무리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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