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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먼츠 맨, 논스톱 - 아카데미 여우 둘 본문

영화

모뉴먼츠 맨, 논스톱 - 아카데미 여우 둘

Johnny_C 2014. 3. 5. 01:20

그제 어제 원래 이 둘을 보려던 참에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수상 배우가 하나씩 출연한 영화를 뒤이어 본 셈이 됐다. 케이트 블란쳇의 <블루 재스민>은 내 나잇대에 아직 궁금한 내용이 아니라 건너뛰었는데 나이 먹어 궁금할 때쯤 되면 TV에서도 해줄 거란 막연한 기대 중이다.

<모뉴먼츠 맨>은 전쟁 역사와 예술 등 내 관심 분야들이 엮인 주제라 궁금해서 봤다. 꼭 군인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딱히 속도감 있기를 기대한 것도 아닌데 진행이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나저나 케이트 블란쳇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탔으니 이제 이혼하려나? 보면서 자꾸 이런 딴 생각이 들었다. 내 방 벽에 커다란 세계지도를 붙여놓았을 만큼 지도 보기를 좋아하는데 유럽 각지의 예술품들뿐 아니라 여러 지명이 등장해 그런 면에서 기대했던 재미는 있었다.

시작부터 영화 내내 예술품이 사람 목숨보다 가치 있느냐는 질문을 자각하고 있다가 마지막엔 조지 클루니에게 인물의 대사로 직접 묻는데, 나도 원래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수많은 예술품마다 내가 지켜냈다고 이름 한 줄 대대손손 소개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고, 그 임무에 자원할 수 있었다. 다만 특정 이념을 담은 작품이라면 예외다. 미켈란젤로 등 유럽 예술품의 다수가 크리스트교에서 완전히 떼어놓고 볼 순 없고, 종교를 정치적 도구로 여전히 사용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런 딴 뜻 없이 정말 순수했으니까. 한 평범한 유대인 초상화를 조용히 자리에 걸어준 장면 말고도, 금괴들을 발견하고 대중과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장면에선 그 의도의 순수성을 제대로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모습들은 세계 정의의 수호자로서 미군의 주도적 역할을 은근히 강조한, 미국 자신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기도 했고,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이 브래드 피트 제작 영화에 돌아간 걸 보면, 이 영화는 조지 클루니의 힘으로 만든 영화란 점에서도 아마 내년 아카데미에서 한 가닥 기대해볼 만도 하겠다.

<논스톱>은 <88분>이 떠올랐다. 실시간 느낌이 나 주인공에 잘 이입되고, 막상 자신이 의심받아가며, 그 주변 인물들 하나씩 돌아가며 의심하게 되는 구조가 참 비슷했다. 그런데 영공을 벗어난 공해상 아니, 공공상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거기서도 미연방 공무원이 무슨 권리로 다국적 승객에 맘대로 지시하고 수색할 수 있는 건지, 의아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나도 거기 있었다면 혹시나 의심받고 총 맞을까 순순히 협조할 것 같긴 하다. 예전 같으면 "아임 어 로이어, 불라불라" 하면서 따지는 사람이 나타나서 테러범이 바로 총으로 쏴버리고 승객들이 괴성을 지르는 장면이라도 있었을 테지만, 여기선 총 든 사람이 테러범이 아니라 그런 장면 넣을 수 없었던 걸 테지? 시대도 변했고.

그나마 리암 니슨 비슷한 나잇대 주인공의 미국식 영웅주의 비행기 납치 소재 중 90년대 <에어포스 원> 해리슨 포드는 완벽한 대통령으로 나온 거였는데 시대 흐름상 인상적으로 바뀐 게, 이번엔 공무원이긴 해도 가족도 잃고 정신 문제도 좀 있는 불완전한 일반 사람이란 걸 인정하고 나온 것. 그리고 테러범 동기도 참 구차했다. 요새는 꼭 내부의 적이 괜히 불특정 다수에게 그러는데, 그게 시대상인 것 같아서 영 불편하다.

며칠 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 이름 도대체 한글로 어떻게 쓰는 게 정확할지, 루피타 뇽고라고 써야겠다. 루피타 뇽고가 미셸 도커리와 함께 승무원으로 분해 눈에 띄었는데, 영화 보기 전엔 이름이 앞에 있지 않아 여기에도 나오는 줄 몰랐다. 수상하던 순간 자기도 받을 줄 몰랐던지 어쩔 줄 몰라 "오 마이 갓 아이 원 오스카!"라던 것 같은 입 모양을 봤는데, 정말 축하하며, 이제부턴 이름이 좀 더 앞으로 올라올 테니 출연작을 쉽게 알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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