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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루 발렌타인

Johnny_C 2012. 7. 16. 01:23

공부해서 의대에 가겠다는 '계획'이 있는 여자랑 '감정'에 충실한 남자의 이야기.

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보는 즉흥적인 남자는 마음에 좀 들진 않는다. 괜히 총질해서 사람 죽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정서 영향인지 거꾸로 여자가 즉흥적인 건 별로 이상하진 않은데.

시간이 흘러 특별한 사건이 없었는데도 사랑이 식고 그냥 같이 사는 부부가 된 둘.

아니, 식어서 그냥 사는 정도가 아니라 서로가 도리어 피곤하다 느끼며 힘들어하는 그런 안타까운 사이.

내가 어떡하면 되겠느냐 바라는대로 하겠노라고 해도 각자가, 또 상대가 어떡하면 될지 모르는 그런 상황.

그러다 어쩌자고 두 주인공도, 영화도, 아무도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등을 보이며 반대로 걸어가는 모습은 가슴이 저민다.

한글이 아닌 영어 자막들이 올라오고, 나는 관객이었음을 깨닫는다. 난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냥 아릿한 그 저미는 느낌에 집중해본다. 극장을 벗어나기가 싫다. 그전 장면에 나도 머물고 싶은지 불이 켜졌어도 뭉그적뭉그적~

축~ 늘어진 몸을 겨우 일으켜 세우고 터벅터벅, 집에 들어오고 나서야 그나마 정신을 차렸다.

남자는 다른 남자 사이에 나온 애마저 사랑하면서 같이 살았는데, 그것부터가 어떻게 한 건지,

어쨌든 둘이 좋다고 살다가 아무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렇게 힘든 사이가 되는 건 어떻게 일어나는 건지,

그래서 둘이 결국 갈라선 것이라면 둘은 또 어떻게 그렇게 갈라설 수 있는 건지,

나는 사랑에 대해 아직 너무 어린 건지, 그저, 극적으로 미워지더라도 극적으로 사랑해보는 것이,

아무 느낌 없이 스치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보다야 낫겠다는, 스무 살도 뻔히 아는 개론이나 되깔여본다.

...

내가 만날 상대는..?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릴지도 모르는 사랑임을 인정하는 사람일까? 평생 사랑을 자신할 사람일까?

이것에 대한 나 자신의 대답은 있는가..? 없다면, 상대를 알기보단 나부터 알아야 하는 거 아닐까?

이에 대한 답을 굳이 찾을 필요가 아예 없는 건 아닐까? 인연은 그저 타이밍일 뿐인 걸까?

계속 끼적이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아 이쯤에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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