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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본문

공연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Johnny_C 2016. 3. 26. 19:06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보지는 않는 <백조의 호수>를 드디어 보았다. 클래식 감상의 확장으로서 발레 공연에 관심을 둔 지 몇 년 안 됐는데, 고전적 해피엔딩을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키로프-마린스키-유니버설발레단의 클래식 버전을 먼저 보고는 싶어서 작년 국립발레단 것을 참았다가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마침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레'란 부제도 있는데, 지상에 수많은 모든 '소리' 중 한 5년쯤 된 내 폰 링(벨 말고)이기도 하다. 같은 것 같아도 낮과 밤에 다른 링인 건 아무도 모른다. 또 백조와 흑조를 한 댄서가 의상 외에 얼마나 차이를 보여주느냐가 무대에서 핵심이기도 하잖은가. 옷이 아닌 그 자체의 표정, 몸짓, 느낌 등이 어떠한가, 이 핵심을 잊지 않고 상세 캐스팅을 보자니 볼쇼이 객원이 있길래 큰 고민은 없이 빠른 금요일 걸로 예매했었다.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버전을 볼쇼이 객원이 하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는 뜻이다. 변경되기도 했지만,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임은 마찬가지인 예카트리나 크리사노바와 시묜 츄진이었다.


금요일 저녁 특유의 들뜬 분위기와 설렘을 마음에 담아 공연장에 일찍 가 앉았다. 예상대로 문훈숙 단장님의 친절한 해설 후 MR로 곡이 시작됐다. 날갯짓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발레와 달리 팔을 몸 뒤로 하여 흔든다는 게, 당연하게 느꼈으면서도 인식하진 못했던 점이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표준이랄 수 있는 발레 동작을 보여주나 본데, 이다음에 봐야겠다.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의 특장점을 '소소한 화려함'이라고 한다면 그걸 이번에도 실컷 맛볼 수 있었다. 무대 연출에서 그 정점은 로쓰바르트가 산화하며 성채가 무너져내리는 것이었다. 무대 아닌 연기에서는 여주는 등장 땐 몸이 덜 풀린 것처럼도 보였으나 2막에서는 대단했다. 남주는 1막 초반에 MR이 느려서 오히려 맞추기 어려움이 있는 것도 같았으나 프로답게 이내 곧 맞춰내고 2막에서 여주만큼 좋았다.


스토리 상 중요한 전환점들이 별 강조 없이 지나가는 느낌은, 다 안다고 봐서 그리 짜놨는지 아쉬웠다. 어라, 꽃이 언제 바뀌었지? 뒤돌았을 때 짝짜꿍 슬쩍한 모양인데, 그러고 보면 내가 백조 보느라 놓친 것 같다. 그래서 로쓰바르트 날개 뜯는 장면은 놓칠세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밖에 생각으로는 여왕이 드레스를 밟게 되진 않을까 조마조마했다거나, 파 드 트루아 등에서 누가 어떻고 하는 느낌이 있는데 누군질 몰라서 구분할 수 없는 게 아쉬웠다.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MR을 느린 걸로 하지 않으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나아가 라이브로 많이 할 수 있으면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도 같아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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