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아일랜드 - 반전을 너무 일찍 눈치 채버려

* 스포일링 있음!

영화 볼 시간이 전보다 줄어든 가운데, 이달의 선택은 바로 이 영화다.

이런 영화는 보통 반전이 뭘까 맞춰보려고 끙끙대다가 예상치도 못한 측면에서 충격적으로 반전이 다가와야 재미있게 봤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젠장 일찌감치 눈치채 버렸던 것을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디카프리오가 42+24=66 이라고 따지던 즈음에 그가 바로 그란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관점으로 쭉 보자 하니 모든 대사와 상황이나 인물 표정 등 모든 것이 전혀 이상한 구석 없이 그냥 자연스러울 뿐이었다. 안 그랬어야 할 것 같지만, 어쩌랴. 다른 관객도 나처럼 일찍 눈치챈 사람이 있을까? 이럴 땐 누군가와 같이 보고 싶기도 하다. 혹시 끝까지 눈치 못 챈 사람은 어떻게 봤을지, 나처럼 눈치챘다면 언제쯤이었는지.

가둔 것은 섬도 사람들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디카프리오는 '타이타닉' 시절 아이돌 스타로 머물지 않고, 이미 오래됐지만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그가 나온 영화라면 항상 궁금하게 한다.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의 영화 인생을 꾸준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