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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30일) 본문

공연

서울시향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30일)

Johnny_C 2023. 7. 1. 01:44

최근 김봄소리 때 합창석만의 묘미를 느끼긴 했었는데,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합창석으로, 쇼팽 2번이 있다는 이유에, 선우예권 실황도 처음 볼 겸 잡아놨었다.

먼저 글라주노프 <쇼피니아나> 모음곡 중 발췌였는데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뇨프는 생각보다 연세를 드셨다. 그다지 큰 꾸밈이나 화려한 액션 없이 굉장히 절제된 꿈틀거림 만으로도 지휘에 필수적인 부분을 부드럽게 짚어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서울시향도 도대체 얼마 만인가 최근에 봤던 게 언제였나 기억도 안 나는데 이제 엔데믹을 넘어 정면에서도 조만간 봐야겠다.

바퀴 달린 그랜드 피아노가 입장하고 선우예권의 등장,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플레트뇨프 편곡이란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3악장 볼로도스 편곡은 앙코르임에도 기대 이상이었다. 선우예권이 뭐랄까, 앞선 쇼팽 곡에서도 그렇고, 특유의 진득함과 적당한 꾸밈 사이 중도에 서 있는 원래 모습에다가 협주곡이니 역시 악단 지휘자와 맞추려는 느낌이 있었다. 그 사이 어디쯤의 균형감이 마음에 들었다. 그 많지 않은 나이에 비해 꽤 노련하고 안정적이라는 느낌마저도 받았다.

중간휴식 때 피아노는 사라지고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중 발췌 플레트뇨프 에디션이 이어졌다. 발췌인 데다가 에디션도 다르니 뭘 어떻게 얼마나 할는지 그냥 생각 없이 듣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막 많이 바꾼 것도 아니어서 중간휴식 때 나의 불안감은 과한 기우였고 비교적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요즘 롯데콘서트홀에서 단원 자리 배치를 계속 이렇게 하는 건가는 모르겠는데, 전통적인 배치가 아니라서 어차피 스테레오 음반으로 듣던 좌우 음향은 정면에서 들어도 어차피 다를 거, 지휘자를 정말 제대로 볼 수 있는 자리가 합창석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그 합창석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고, 서울시향은 제1, 제2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오보에, 호른, 하프, 실로폰 겸 트라이앵글, 등 파트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좋았다.

플레트뇨프의 절제미, 선우예권의 꾸밈과 맞춤 사이 균형, 서울시향을 향해 오랜만에 싹튼 관심,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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