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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맨, 위플래쉬 - 아카데미 수상작들 본문

영화

버드맨, 위플래쉬 - 아카데미 수상작들

Johnny_C 2015. 3. 14. 17:08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가장 먼저 지난 주말 볼 수 있었던 <버드맨>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이 버드맨과 겹쳐지면서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였다. 롱테이크로 시간의 흐름을 따르기 때문에 현실감을 더해주며, 어색하게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은 드럼 소리로 이어줬다. 연극 무대 위와 무대 뒤를 끊지 않고 오가니, 현실과 연기의 경계가 없는 듯하며, 초현실적 공중부양이나 새처럼 하늘에 뜨는 모습마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묘한 영화다.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도 영화를 보고 있다는 자각을 잊게 된다. 르네 마그리트 그림 같은 영화다.

다만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한 다관왕 정도 명작인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아카데미 위원들이 영화인들이니까 자신들의 현실에 더 와 닿아서 일반인보다 감명 깊게 봐서 그렇게 된 거 같다. 주중에 봤던 <위플래쉬>가 오히려 훨씬 훌륭한 작품 같다.

선생에게 격하게 공감했다.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떡잎을 보고 일찌감치 호구조사를 한 것을 바탕으로 "I'm upset."과 같은 표현을 점점 크게 반복시켜 근원적 분노의 감정을 이끌어낼 줄 알았으니 선생다운 선생이었다. "I'm here for a reason."를 반복시키는 등 동기부여도 훌륭하고, "good job"이 제일 나쁜 말이라고 하는 등 그런 선생은 정말 그의 표현 하나를 따오자면, "absolute necessity"다. 단지 잘하는 단계를 넘어서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데에는 저런 광기가 약간은 필요하다. 역으로, 그런 광기 없이 최고의 자리에 있기도 어렵다.

비록 카네기 홀에서 엿 먹이려고 작정을 했었지만, 그 선생의 혹독한 정신교육을 이미 다 받았던 주인공이 아버지 따라 그대로 집에 돌아가려다가 돌아서서 주도적으로 지휘자에게 큐를 날리는 주도적 정신자세를 갖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 엔드 오브 스토리. 또 역시 영화에서대로 대척하던 둘이 결국 싸인을 맞추며 예술혼을 불태운 다음엔 그 연주가 끝나고 어떻게 되었을지는 역시 안 봐도 비디오. 청출어람 청어람.

극한의 스트레스 환경에서 나가떨어졌을 때와, 견뎌 극복했을 때 인생의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그 답이 이미 역사 속 사례들에 있음을 알면서도 궁금한 게 현재의 우리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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