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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본문
소식을 보면 이번이 진짜 감독판이라는 둥, 전에 이미 감독판 나왔었다는 둥, 리마스터링했다는 둥, 말들이 있다.
글쎄, 극장에선 아니지만 나도 이번에 기념으로 한 번 봤는데, 이 영화를 반복해 볼 때 찾는 영화 외적 재미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편집됐던 걸까? (자를 곳이 어딨다고?)'일 것 같다. 요즘처럼, 되도록 많이들 볼 수 있도록 감독이 알아서 짧게 줄이는 편집도 아니고, 10년만 더 일렀어도 그러려니 했겠는데, 그래도 문민정부 땐데 무슨 검열을 그렇게 했담? 처음 개봉할 때 편집본을 본 적이 없으니 거꾸로 그게 궁금할 수밖에 없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레옹이 마지막으로 쓰러질 때다. 가장 충격적이고 어두울 수 있는 컷을 가장 부드럽고 밝게 처리했다. 관객 각자가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을 때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몇 초 안에 담아낸 그 컷. 뭐, 나이 먹으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뭐로 바뀔진 모르겠다.
정확히 말한 적은 없지만, 내털리 포트먼은 현존 배우 중 내 'best favourite'이다. 내가 이 영화에서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아마 첫 출연작이었던 이 영화에서 내가 처음 봤더라면 당연히 미래 이 배우의 모습을 궁금해했을 텐데, 지금 이미 그 미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좋다마다. 이 <레옹>에서 이미 다양한 얼굴을 품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그 다양한 얼굴을 하나 둘 풀어내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옛날 기준으로 말해보자면 '참 잘 컸다'.ㅋ 하버드 심리학과를 나온 것도 인간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될 테다. 그렇다고 연기한다고 연영과 다니는 게 별로란 뜻은 아니고, 단지 다른 공부를 한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