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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콜 - 숫자 규모만 다른 우리 주변 얘기 본문

영화

마진 콜 - 숫자 규모만 다른 우리 주변 얘기

Johnny_C 2013. 1. 6. 18:37

어제 근처 다른 곳도 가는 김에 피카디리에도 갔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궁금한 배우들이 잔뜩 나왔다. 누가 봐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얘기인 진 다 알 수 있다.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잘린 사람이 하던 건 넘기고 가려는데 상사 등 동료는 보상을 두둑이 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가라고만 한다. (저런 사람한테 그런 말 하면 더 짜증 나지 않을까? 그동안 돈 벌려고만 있었던 걸로 치부되니까.) 결국 그냥 가려다가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마지막 순간에야 말단에게 확인해보라고 겨우 넘기는데 이런 상황부터 답답하고.

파일을 건네받은 직원은 나중에 드러나는 이력이 유펜 학부에 MIT 추진 공학 박사. 임원진은 그에게 로켓 과학자가 왜 월가에 왔느냐고 묻고 그는 숫자 놀음인 건 마찬가지고 돈이 더 될 것 같아서라고 답한다. 같은 숫자 놀음이지만 실물이 나오는 과학과 그렇지않은 금융의 차이를 딱 느끼게 했다.

개의 죽음을 슬퍼하는 케빈 스페이시 이분은 회장님이 아닌 회사를 생각한다며 회장의 마지막 결정에 함께할 수 없다고 했지만 결국 돈의 필요에 어쩔 수 없게 되고.

마지막 한숨이 나왔던 장면. 독박 쓸 책임자를 내정한 회장 앞에 데미 무어는 "me or 코엔?"하고 묻고 자신이 희생자로 내정됐음을 알고는 1년 전에 이미 자신이 문제를 예상하고 경고했음을 상기시키지만, 그땐 그게 소용이 없다. 그 자리까지 얼마나 숱한 일을 견디고 넘어서고 싸워 이기고 그랬을 텐데, 회장의 결정에는 결국 반할 수가 없다.

자신의 이익과 사람들의 이익 사이에서 다들 무엇이 실은 옳은지 알면서도 자신을 위해 정의의 선택을 하진 않는다. 또는 선택할 수 없다. 이는 나이나 경험과 무관한 것 같다. 회사를 위해 살 것인가, 인류를 위해 살 것인가, 이렇게 놓고 보면 실은 간단하다. 그런데 뭘 하든 자신의 생존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 이 영화가 멀고 먼 나라 다른 세상 얘기가 아니라 숫자 규모만 좀 컸지 바로 내 주변 얘기와 같다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공산주의도 무너진 지 오래된 마당에 자본주의가 잘못된 걸 사실 온 세계인이 다 알면서도 이걸 고치려는 사람보단 '비겁한 변명'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세상이 참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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