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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4인용 식탁 본문

영화

[영화]4인용 식탁

Johnny_C 2003. 8. 10. 05:14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귀신이 단한번도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은건 이 영화가 처음인 것 같다.--; 무적의 존재가 새빨간피로 흥분시켜 공포감을 조성하는 드라큘라로 대변되는 자극적인 서양방식이 아닌, 힘없는 아이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등장시켜 조용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을 충분히 조성하는, 일본방식에 가깝다. 아니~ 더하다! 하다못해 일본 파란아이 귀신들은 하다못해 눈꺼풀이라도 가끔 꿈뻑거리는데, 여기 나온 애들은 눈을 아예 딱~감고 식탁의자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있으니...--; 잘못하면 공포영화라고 할 수 조차 없었을지도 모를만한 이야기를 `믿음`에 관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공포에 몰입케하는훌륭히 만들어진 우리 영화다. 물론 이따금 자극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그것들이 이 영화에서 공포를 느끼게하는 주요인은 아닌것 같다.

우리는 놀랐을때 `엄마~!`하고 순간 외치기도 한다. 힘들때 무서울때도 물론 엄마와 가족을 찾게된다.우리에게 엄마란 존재만큼 세상에서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건 없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 엄마와 가족의 존재를 공포스럽게 만든다. 피고인이 자신의 젖을 주기를 두려워하여 아이를 죽여버리는 장면은 겉보기엔 단순히 `손놓는동작` 일뿐이지만그래서 가장 무섭다. 정원이 귀신을 보게한 지하철 시체들 또한 그들의 엄마가 죽인걸로 돼있다. 그리고 가족이 식사하는 식탁은 "요즘은 밥먹는데가 아니라 가족끼리 대화하는 공간이야"라고 아예 대사로 나온다. 헌데 이 영화에서식탁은 귀신들이 나오는 공간으로 바뀌어있다. 우리는 누구나 가족이 있으며, 엄마 없는 사람은 단한명도 없기에, 피를봐도 아무렇지않은 사람들에게도이 영화야말로 단한명의 예외없이 공포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진정한 공포영화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하필4인용이냐, 그건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가족수가 4명이기 때문이다.평범한 사람들에게 공포는 더많이 밀려온다. 동시에죽을死라하여 숫자4를 기피하는 한문화권 정서를 이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식이 두려워 죽이는 부모가 공포의 핵심이고 그외에도 연이 피고와 친구관계였는데 법정에 증인이 되어 함께 서게되는것,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시어머니로 인해 이혼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아내,또 정원애인이 떠났다가 영화끝까지 돌아오지 않는 설정까지도 단지 양념에 불과하지는 않는것 같다. 이들은 각각 부모와 자식간, 친구와 친구사이, 기혼남녀 남편과 아내간, 미혼남녀 애인사이, 즉 우리가 가지는 인간관계 모두를 불신하는 현대인들을 혹시 비꼬는건 아닐까? 영화의 결론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믿음을 갖고 살라는 메세지가 아닐런지...

나는 과연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믿음으로 대해왔는지 짧지만 지난 삶을 되돌아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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