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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4]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본문

영화

[MMC4]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Johnny_C 2003. 9. 19. 04:03

부유하는 암자가 있는 호수를 배경으로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함께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이 담긴 `작품`이다. 고정안된 떠다니는 암자는 방향을 못잡고 헤매던 주인공 인생의 또다른 표현같기도하고, 아니면 이럴수도있고 저럴수도있는 `유연성`을 영화전체에 심으려는 의도같기도 하다. 주인공의 나이가 사계의 변화와 함께 많아지는데, 봄에 소년, 여름에 청년, 가을에 중년, 겨울에 장년이된다. 그러면서 사랑에 집착과 욕망, 배신에 분노와 인내 등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거의 모든 감정을 비춰주며 원점으로 돌아온다. 이것은자연이 일년을 주기로 겨울이 지나면봄이 찾아오듯, 우리 인간의 삶또한 그처럼 순환한다는 불교적 인생관에 기인한다.그것들의 표현을 극대화하기위해였는지 공간배경을 `호수위사찰`로 한정한건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낄뻔도 했는데, 시간의 흐름이 그걸 커버해준다.세월에 따른 자연의 변화과정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마지막에 산정상에 오르면서 공간적 답답함은 해소하게 된다. 봄에 물고기와 개구리와 뱀을 괴롭히다가 살생을 함으로써 업을 지니게 되는데, 이후 사랑에 빠졌다가 그녀에게 죄를 짓고 벌까지 받고 돌아온 암자에서 맡게된 동자승은새로운 봄이 되었을때 어릴적의 그처럼 역시 물고기와 개구리와 뱀을 괴롭힌다. 노승이 환생한 뱀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인공과 그의 자식으로 추측되는 꼭닮은 아이는 과거의 노승과 주인공처럼 또다른 `1년`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제목에 `그리고 봄`은 그 봄뒤에 또다른 여름가을겨울이 있을것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주인공이 먹이사슬 순서대로 괴롭힌 물고기와 개구리와 뱀중 오직 개구리만 살아남는데, 왜그렇게 됐을까?개구리의 특징이 뭔가 생각해보니 물고기는 물에만 살고, 뱀은 뭍에만 살지만 개구리는 물과 뭍에서 모두 사는구나! 이렇게 극단성이 아닌 유연성의 강조가 초반부터 이루어진다. 김기덕 감독의 `극단성 배제`가 영화 초반과 결말과 전반에 걸쳐있는듯하다.계절별로는 봄에 개, 여름에 닭, 가을에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과연 왜 등장한걸까? 흔히 개는 말잘듣고 충성심 강한 동물로 인식되어 있는데, 어릴적 순수한 주인공의 모습과 비슷하다. 여름에 닭은 알도 낳고 고기도 먹히는 동물인데,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고기 즉 육체적인(?!) 의미를 암시하는것 같다. 가을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12지에 포함되지 않는 동물로 여기서는 다만 봄에 등장했던 개의 이미지와반대의 이미지를 주려는게 아닐까한다.(개와 고양이는 보통 앙숙이니까)

결말에서 주인공이과거를 속죄하는듯자신의 몸에 돌을 묶은채 작은 청동불을 모시고 산꼭대기에 올라 영화 내내의 배경이던 호수와 사찰의 전경을 굽어보게된다. 주인공이 잠시 속세로 떠날때에 석불을 모시고 떠났다가 돌아오는데, 새봄에 산에오를땐 석불이 아닌 청동불이 나온다. 그리고 업을 시작할때 주인공은 줄로 돌에 묶어두기만 했었는데, 새로운 동자승은 아예 돌을 먹여버린다.--; 동자승 다루기가 결코 만만치않을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겠지만, 주인공은 그 말많은(!) 돌을묶은채, 산꼭대기에 청동상을 모시는데 성공하지 않았는가? 산중턱에서 불상을 놓치기도 하지만 다시 모시고 끝끝내 올라가서 떠오르는 햇빛을 맞이한다. 이는 비록 인생이 힘겹고 도중에 좌절되더라도 인내를 갖고 최선을 다하면 결국 희망찬 정상에 다다른단 가르침을 줌과 동시에 새 동자승을 바르게 키워내게 된다는 예상 또한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한번 잘못깎으면 되돌릴 수 없는 석불과 달리잘못되어도 다시 주조하면 되는 청동불로 바뀐건 주인공과 동자승의 둘사이가 노승과의 둘사이보단 유연해질거란 예상을 가능케한다. 옛날옛적에도 실제로 석기시대로부터청동기시대로 발전했듯이 앞으로의 모습도전보단 발전한다는 암시인것같다. 새봄부터는 더이상 과거 주인공이 범했던 우를 범하지않고 청동불에쏟아진 햇빛처럼 밝은 희망으로 앞날을 가꿔가기를 바래본다. 물론 우리 각자의 인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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