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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용산] 화려한 휴가 - 과감히 들이대다! 본문

영화

[CGV용산] 화려한 휴가 - 과감히 들이대다!

Johnny_C 2007. 7. 29. 20:17

일단 상당히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했으므로 '관객수 몇몇이다'라는 목표(?)는 쉽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이 보장된 블록버스터가 아닌 말많을 드라마인데, 완벽하다는 영화보다는 말많은 영화가 관객동원을 잘하지 않던가. 작품성이 떨어진단 말은 아니지만, 전부터 쭉~ 우리나라는 확보한 스크린 숫자만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실이 여전히 안타깝긴하다.

'화려한 휴가' 얘기로 들어가자면, 주제가 5.18이라는걸 물론 알고 봤지만, 그 농도는 몰랐었기에 이렇게 적나라해도 되는가 싶다가도 계속 보다보니'이제는 이만큼의 수위여도 아무 문제없는 시대구나'하는게 일단 기쁨이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니 별하나(원스타)가 총 책임자처럼 등장했고, 별 셋 이상은 나오지 않았단 것이 약간 아쉽다. 국기에 대한 맹세도 바뀌는 이 시대에, 좀 더 시간이 흘러 '그'의 배역이 직접 등장하는 작품도 기대해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5.18은 의무교육을 통해 말로만 들었지, 떠오르는 이미지라고는 고작해야사복입은 사람들이 방패들고 서있는 얼룩무늬 입은 사람들에게 화염병 던지는 것이 전부였다. 그때거기는 아니었지만 나도 어릴때 어머니 손잡고 연세대 앞을 산책할때면최루탄 냄새에 급히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도 있지만, 야만인이 짐승때려잡듯 저랬단게 사실인지? 영화라서 과장한건지?자라면서 항쟁이라느니 운동이라느니 들어는 봤지만 '폭도'였다고는 처음 들었다. 역시 안성기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실미도'에서 '그들'이 무장공비 취급을 받았다던 이야기처럼.

부모님마저도 서울토박이라 아무런 지방 연고도 없는 나에게, 광주란 그저 부산과 마찬가지로 여행대상지 였을뿐이다. 그러다결국 여행갔을땐5.18묘역이 도심과는 많이 떨어진데다가 서울 동작동처럼 뻔히 비석들이랑 탑이랑 있겠지~하고 가보지도 않았었다. 그 때 갔었더라면 영화 장면들의 실제 사진들이라도 볼 수 있었을까? 내 기억에 전남도청이란 경복궁과 세종로 사이에 있다가 철거된 옛 총독부처럼, 조선대와 금남로 사이에 철거해야할 허름한 장애물로만 보였고, 금남로란 밤에 왠 여자들이 남정네 붙잡는(!) 길이었다.(모르고 걷다가 도망갔다ㅋ). 그 거시기한 거기가 거시기한 역사의 장소였다니?!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해산 하는줄 알았던 순진한 시민들 앞에서 실탄을 일제히 삽탄하는, 아수라장이 되기 직전 순간이었다. 그 바로 앞 장면과 뒷 장면에 이은 5분쯤은 클라이막스였다.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던 그 사병들도불과 몇분전 시민들의 놀림받고 거시기가 일어섰고, 그래서 바지 터질 것 같다할 때 그걸 또 다같이 쳐다보던 그런,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순진한 같은 '사람'이었다는걸 강조하고자하는 장면(사병들의 심정 또한 배려된 조심스럽게 제작된 영화임을 알 수 있다)에 이어, 마치 수년간 훈련받은 나치군을 보는듯한, 어쩌면 삽탄을 저렇게 일제히 잘하는지 그 생각도 일단 들었지만(그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 모든병사들 중에 분명 시민을 일부러 피해서 조준한 병사가 분명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들고. 아무에게도 말못한채 살아가고 있겠지만... 아무튼 그 장면에서 애국가가 4절까지 백그라운드로 깔려주는건 무슨 의미인가? 애국가 때문에 닭살돋았다. 거창하게 국가까지 끼워들일거없이, 시민들은 오로지 자신들이 살기위해, 군인들은 명령에 복종하다보니 그렇게 된것일텐데, 누구를 위한 국가(國歌,anthem)였고, 누구를 위한 國歌인지, 거기서 애국가가 깔린건 의미심장하다.같은말 다른뜻으로, 누구를 위한 국가(國家,nation)였고, 누구를 위한 國家인지, 여기에 이어서 그 국가의 힘이란 군경 공권력인지, 학생시민국민들로부터 나오는건지, 나오고 있는지... 그 장면에서 닭살돋은 팔뚝 붙잡고 비주얼보다는 오디오에 집중했더니 온갖 생각이 다들더라... 그 장면 이후로 멍해졌다. 그 장면, 다시보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예감.

뭐 이것저것 포니도 역수입하고 돈을 많이 들이긴 했다는데, 좀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힘들게 색상까지 재현한 셋트보다는 대충 흑백으로 하는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싶다. 마지막 사진이 흑백으로 점점 바뀌면서 끝나긴했지만, 영화 중간중간 흑백샷이 첨부되었으면 그것 또한 괜찮았을 것 같다.

영화 자체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일단 주제를 걷돌지않고상당히 세게정곡을 찌름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사람들이 봐야할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른 보고싶은 영화들도 많은데 이걸 먼저 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P.S. 이요원 여전히 너무 가늘다.-_-; 살 좀 찌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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