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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 겉과 속이 다른 본문

영화

심장이 뛴다 - 겉과 속이 다른

Johnny_C 2011. 1. 14. 02:03

보는 내내 어떻게 마무리될지 조마조마했는데, 문제없이 훈훈하게 마무리도 잘 됐다.

우는 관객이 많았는데, 나도 울음 나면 참진 않지만, 내 내면을 관찰하느라 바빴다.ㅋ

처음엔, 혼자 잘 먹고 잘 살다가 자식도 버리고 외국 가서 혼자 잘 살겠다던 어차피 곧 죽을 어미의 심장을 아이에게 주면 다 잘되는 것이겠다고, 누구라도 공감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점은 내 내면에 있다. 그 어미의 실제 삶은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모든 면에서 어려웠단 걸 알게 되고, 자식을 위해 연을 끊으려 했던 착한 사람이란 것마저 알게 되면서 '죽으면 안 돼'로 바뀌었다. 분명히 처음엔 나도 내면에서 다 '잘'되는 거라고 여겼던 게 '안돼'로 바뀐 게, 어려운 삶을 산 착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된 다음이라니..!

상영 시간이 충분히 흘러, 쓰러진 어미가 어려운 삶을 산 착한 사람임이 다 드러난 다음에야 "누구는 죽어도 살려야 되고...~~...?!" 하는 박해일 대사가 나온다. 영화는 겉으론 '어려운 삶을 산 착한 사람은 죽어도 괜찮으냐?'라고 물으며, 아니라는 대답까지 자연스레 이끌어낸다. 하지만, 처음엔 '풍족한 삶에 이기적인 못된 사람이니 못살려도 괜찮겠다.'라고 당연하게 여기던 나를 돌아보게 하는, '속이 다른' 영화다.

영화를 보기 전 예상하기엔 아이를 살리려는 어미가 상대의 쓰러진 어미에 독극물을 주입하여 몰래 살인이라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에선 독극물이 아닌, 진심 어린 눈물의 호소였다. "어미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하는 김윤진 대사가 여러 번 나오지만, 결과적으론 그녀가 지속적으로 소통을 시도했기 때문에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더니, 다 해놨다. 마지막 대치 장면에서 링거 지지대를 들고 나타난 박해일은 단 한 마디도 대사가 없는데, 소통을 중시한 상대를 잘 부각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누가 살고 죽고를 떠나서 보더라도 사람 사이 진심의 주고받음이 중요하다는, 사회 계층 격차 확대와 소통 부재가 화두인 요즘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한국 영화다운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회적 해석을 다 접어두고 순수히 '삶과 죽음'만 놓고도 생각해볼 수 있는, 잘 만든 '요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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