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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섹스 볼란티어 본문

영화

하하하, 섹스 볼란티어

Johnny_C 2010. 5. 10. 04:34

아침에 극장에서 '하하하'를 보고, 방금 집에서 '섹스 볼란티어'를 봤다.

'하하하'는 홍상수 감독 작품. 홍상수 감독 작품. 홍상수 감독 작품이다. (......!!!)

그냥 홍상수 감독 작품은 보러 가는 길도 마냥 즐겁다. ㅋㅋㅋ~ ㅎㅎㅎ~ ㄲㄲㄲ~

돈 없는 학생이 저 예산으로 끙끙거리며 찍은 영화처럼, 일부러 그런 것도 재밌고,

안 어울릴 것 같은 배우들인데, 그래도 연기력이 받쳐줘서 조화로운 점도 재밌다.

'사람'이라서, 특히 '남녀'라서 그 사이 벌어지는 이야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재밌을 수 있음을 또 보여준다.

흑백 정지 영상에 두 화자가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은 듯 능청스레 건배를 반복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런 영화가 좀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면 좋을 텐데, 상영하는 극장이 별로 없는 게 역시 아쉽다.

'섹스 볼란티어'는 볼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그냥 넘어갈 뻔하던 중, 최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보고 싶어졌다. 쿡TV로 보려고 했는데 못 찾아서 곰TV로 보게 됐다. 처음부터 0원 개봉을 하는 등 논란을 일으킬 작정을 하고 만든 영화니, 평에는 주관을 뚜렷이 드러내는 게 좋겠다.^^

확실한 부분부터 짚어보겠다. 내가 그녀의 남자친구라면 나도 용납 못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내가 신부였다면, 남녀를 한 방에 넣어두고 밖에서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여자 없이 기계나 도구를 이용해 성욕을 풀도록 돕는 선에서 그치는 게 옳을 것 같다. 만약 줄기차게 성욕해소를 요구하는 장애인이 있다면, 스스로 자존심마저 버리게 된 그의 마음을 치유하려 노력할 것 같다. 사람이 고파서 섹스를 요구하는 것은 장애를 무기 삼은 비겁한 핑계다. 다만, 사람이 고파진 건 우리 사회의 책임인바, 평소 장애인들에 애정을 더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 사람이 고프다는 메시지를 심은 것은 관객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대생은 주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인이며 화대를 주고받지 않고, 사랑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서로 동의하에 이뤄진 관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지 못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사회인으로서 이해는 하지만, 내 주변인이라면 가까운 만큼 말릴 것이다. 영화에 나온 '장애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는 표현에 동감한다. 일단 한번 경험한 장애인은 다른 봉사자(?)를 또 요구하거나, 첫 경험의 상대를 평생 기억하며 살아갈 것인데, 전자는 그야말로 노골적으로 장애를 핑계 삼을 뿐일 것일 가능성이 크고, 후자 역시 그 상대가 결혼해줄 것이 아니고 한번 봉사(?)해주고 말 것인 만큼 평생 다시 할 수 없는 일을 기억 속에만 가두는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는 처사다. 봉사란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보람을 느끼는 기쁨을 대가로 받는 것인데, 여대생 봉사자(?) 입장에서도 한 장애인과 계속 관계를 가진다면 결혼은 다른 남자와 한다는 경우 그건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고, 한 장애인에게 봉사(?)를 마치고 다른 장애인에게 새로 시작하는 일을 반복한다면, 장애인 사회에 그 걸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아무튼, 이런 논란도 일기 시작하고,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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