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Total
Recent Comments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관리 메뉴

BelLog™

심야의 FM, 검우강호, 월 스트리트 본문

영화

심야의 FM, 검우강호, 월 스트리트

Johnny_C 2010. 10. 29. 03:03

한동안 예전에 봤던 영화들만 집에서 다시 보곤 하다가, 지지난 주와 지난주에 개봉한 못 본 영화들을 밀려서 이제 봤다.

먼저 화요일에 '심야의 FM'을 사람 많은 저녁 시간 구로에서 봤다. 라디오 DJ가 주인공이라 스튜디오랑 범인이 있는 집 사이에 통화하는 것 이상 뭐가 있겠느냐고 대충 예상했는데, 작품은 훨씬 기대 이상이었다. 두 주인공이 모두 이동을 하면서 추격 장면도 있다니! 그런 장면이 있어서가 아니라, 영화 전체에 걸쳐서 강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내 옆자리에 있는 여자는 시작하고 10~20분 후부터 적어도 한 시간 이상 거의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건 좀 심한 경우라 해도, 어지간한 영화에는 꿈쩍도 않는 나도 추격전에서 택시 트렁크를 박아버렸을 땐 애가 거기 있는 줄 알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살짝 돌아갔다. 그리고 폭주족 오토바이들을 쓰러뜨리고도 그대로 계속 밟고 가버리는 모습에선 강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즉, 눈에 보이는 액션의 시원함과 내용에 담긴 뜨거운 모성이 멋지게 어우러진, 지난여름 인셉션-아저씨 시즌에 이은 올가을 가장 괜찮은 영화 같다. 개봉한 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많은 스크린에서 외국어 자막으로도 상영 중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좀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주연의 영화음악'을 떠올렸을 것이다. 해당 시간에 깨어 있을 경우가 드물지만, 아무튼 종종 듣는데, 91.9MHz랑 작대기 둘 차이뿐인 94.9MHz, 기혼 아나운서 장기 진행자, 매일 새벽 2시, 등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다. 이주연 아나운서는 참 무서우시겠음.ㅋ 실제론 3시에 끝나지만, (난 그땐 오정연 아나운서 주파수로 넘어가지만ㅋ) 영화에서는 4시까지 하는 걸로 나오니까 그나마 위안 삼으셔도 될 듯.ㅋ 또 직접 관련은 없겠지만 내가 심야 FM과 멀어지기 시작한 계기였던, 좀 더 이른 시간 타블로가 DJ를 그만둘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심야의 FM'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다음 날 아침과 저녁에 각각 본 두 영화는 기대 이하였다. '검우강호'는 오우삼이 감독이란 것, 정우성이 나온단 것, 양자경도 오랜만에 볼 수 있단 것, 대만 배우도 나온단 것, 등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단 영화사 흐름 속에서 관심이 갔던 것이다. 그런데 중화권 영화가 죽어가는지 살아나는지 봐도 잘 모르겠다. 하긴 작품 하나 가지고 흐름을 읽는 게 쉽게 될 리가 없다. 한 점을 찍는 영화라기보단 끈을 이어주는 영화 같다. '적벽대전' 시리즈 3편이라면 그 점이 될 수 있을까? 아무튼, 이 영화 하나만 놓고 보자면 너무 잡설이 많아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액션 장면들도 끊어졌다가 이어지는 것이 긴장감을 유지해주지 못했다. 독충을 넣는 중국 전통식 성형은 흥미로웠고, 약하게나마 최근에 다시 본 오 감독님의 명작 '페이스 오프'가 떠오르기도 했다.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는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먼저 관심을 끌었다. 마이클 더글러스는 런던으로 건너간 다음 말쑥해진 차림이, 샤이아 라보프는 중국어 동원해서 비즈니스 하는 장면 등은 기억에 남는다.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전체적으로 참 지루한데, 특징이라면 회의실에서 '구글'이 버블이었다고 했었지 않느냐고 비꼬며 실제 회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대사나, 메릴린치를 상징하는 황소 상이 등장한다거나 버냉키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배우가 있는 등 곳곳에서 현실과 비교해보는 쏠쏠한 작은 재미는 있다.

글을 쓰던 중 방금 '이주연의 영화음악'이 끝났다.ㅋ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