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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 자성의 선택에 찬성 본문

영화

신세계 - 자성의 선택에 찬성

Johnny_C 2013. 2. 22. 22:53

최근 <베를린>에 이어 <신세계>에도 요즘 어쩜 이리 굵직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지, 마냥 좋다.

이정재 모래시계 때 생각하면 정말 와~ 근데 결혼은 안 하심?ㅋ

다들 좋았지만, 황정민이 특히 자기 색깔을 풍기면서도 캐릭터의 카리스마 또한 잘 살린 것 같았다.

아래부턴 스포일링 주의!

영화가, 반전이랄 것까진 아니지만, 몇 번씩 놀라면서 봤다. 송지효 쏠 때까진 측은했는데, 최민식 처치할 땐 오~ 감탄했다. 나의 마지막 궁금증은 과연 이자성(이정재 분)이 아무리 머리를 잘 굴려 그렇게 다 처리했어도 그래도 주먹 세계인데 아랫것들이 머리만 좋다고 어떻게 따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영화 내내 이정재의 주먹 부림은 제대로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담배를 물고 6년 전 여수 횟집 회상 장면에 그도 깡과 실력이 있는 자라는 게 나와서 그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그걸 마지막에 배치한 이 편집이 꽤 마음에 든다. 액션 부분에서는 황정민 엘리베이터에서 홀로 숨이 붙어 있던 것에 감탄. 오~ 역시 '형님'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토론 거리를 만들어뒀다. 그래서도 흥행 성공 예상된다. 정청(황정민 분)이 이자성을 놔둔 이유. 정청의 캐릭터가 정 많은 캐릭터다. 그래서 자신도 냉철하게 처단하기로 결심하진 못하고, 다만 아랫놈을 처리하면서 이자성이 어떻게 하나 일단 보고 그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죽음 앞이 되자 조직이고 뭐고 중요한 건 자신과 생활했던 정든 사람, 바로 자성이었던 게다. 죽음 앞에 더듬는 것이 조직의 흥망 따위가 아닌, 정들었던 사람의 안위를 바라는 것. 멋지지 않은가? 독하게 마음먹고 둘 중 하나 선택하라는 말을 남기고 가버렸다. 정청은 자성이 경찰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란 걸 그간 표정 등으로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자성이라면 그 말이 조직에 앉으라는 뜻으로 들렸을 것이다. 영화 속 자성 또한 거기서 그렇게 알아들은 것 같다. 그리고 정청이 생각하기에 원래 경찰인 자성이 조직에 눌러앉으면 폭력을 서서히 줄여가며 클린 기업으로 서서히 변모시킨다거나, 적어도 경찰과 쓸데없는 충돌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쓸데없는 데에 힘쓰지 않는 어느 정도 착한 조폭이 될 수는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래야 그 정 많은 캐릭터에 맞게, 그동안 정들었던 조직원들 안위도 그나마 보장되는 거니까.

<무간도>에서 황추생이 자동차 위로 떨어지고 그걸 보는 양조위의 표정이 교차되는 장면은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던데, 여기에선 최민식 제거한 게 깔끔하게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차이가 뭘까 보니, 그들의 잠입 요원에 대한 태도의 차이에 있었다. 최민식 분한 강과장은 조직더러 소탕할 것도 아닌 공생 관계라 했고, 잠입 요원을 그냥 소모품 취급했다. 마지막 추가 작전은 그냥 자성 더러 거기 조직에서 죽으란 것과 같았다. 반 정청파인 종구측에 차라리 빨리 제거되길 바라는 것처럼도 보였을 정도였다. 경찰과 조폭이란 틀을 굳이 걷어내지 않고서도 난 자성의 선택에 찬성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만약 어딘가에 잠입한다면 갈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나의 원래 정체를 윗사람만 알아선 안 될 것 같아 아랫사람이나 보안이 보장되는 직업인(예를 들어 심리치료사)에 알려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어딘가에 알리고 들어가겠다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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